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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거계곡

향적봉 2007-04-23 12:13:45 2




  


갈거계곡(전북 진안)

07-4-15

갈거계곡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면..
『오래 전 일이다. 동상 연동 마을에서 연석산에 오른 뒤 운장산-복두봉-구봉산을 잇는
능선길을 더듬어 주천 윗양명 마을로 내려오는 9시간 남짓한 산행길에 올랐다.
그 때 복두봉 일원에서 굽어본 길고도 깊은 골짜기에 마음을 빼앗겼다......중략.....
이듬해 여름 기어코 그 골짜기를 찾아갔다. 갈거마을 주민에게 이름의 유래를
물어보았다. 칡이 많아 갈거(葛巨)마을, 그 마을 안쪽에 있어서 '갈거리안골'이라 일컬어
왔는데 요즘은 이를 줄여 '갈거계곡'이라고 흔히 부른단다. 그러더니 나그네에게 겁을
잔뜩 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랑이가 살았던 깊은골로 1970년 무렵 멧돼지를
잡으려고 놓은 올무에 호랑이가 걸려 생포 했다는 얘기, 지금도 멧돼지 떼가 출몰하니
깊이 들어가지 말라는 엄포....(신성순 저 - '신삿갓의 오지비경즐기기'에서)』





연석산~운장산~구봉산에서 형성된 골짜기중 연석산의 주 계곡인 연동골과 운장산
검태골만 만경강으로 흘러들며 나머지는 모두 용담호로 내려 금강으로 흘러든다.
운장산 동봉과 1087봉 사이에 북쪽으로는 칠은이계곡 남쪽으로는 쇠막골, 복두봉쪽으로는
학동골 등의 큰 골짜기가 있으며, 구봉산 주변에는 북쪽으로 물탕골과 연화골, 남쪽으로는
천황사 안쪽으로 절골과 오늘 답사 할 '갈거계곡'등이 있다. 이 외에도 독자동, 궁항리 등
다수의 계곡들이 있다.

계곡이란 사계절 끊이지 않는 물줄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점에 갈거계곡은 연석산의 연동골이나 운장산의 검태골 황금리골 쇠막골 등과 함께
풍부한 수량을 가진 계곡이라 할 수 있다.

재작년 가을 구봉산에서 천황사 안쪽의 절골로 가기 위해 사면을 타고 내려갔다가
길이 없어 비탈진 너덜사면을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고 불과 100 여 미터를 두시간 가량을
소비한 적이 있다. 좁은 골에 큰 폭포를 이루는 거대한 암벽이 길을 막아서곤 했으니까.
결국 마지막 구간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능선으로 다시 올라왔었지만 때묻지 않은 원시상태를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갈거계곡은 약 7km의 길이로 임도와 함께 복두봉과 1087봉 사이의 각우목재로 이어지며
북쪽의 물탕골과는 다르게 해를 바라보는위치이어서 바위들이 비교적 하얗고 넓다.
그런점에 황금리계곡과 별다를게 없어 보인다.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계곡을 타고 오름길에
큰 무리가 없다. 다만, 황금리계곡도 그렇지만 원시숲과 계곡미에 흠씬젖어 오르다가 옆을
보면 계속해서 곁에 있는 임도가 있어 한편 허탈지게 하기도 한다. 윈시수림속에 70여평의
마당바위, 해기소, 정밀폭포 등이 있다.

들머리는 진안→정천→주천방향→갈거마을→운장산자연휴양림
→휴양림 내 휴양관앞에 주차하고 오르면 된다. 휴양림에는 몇년전 어렵게 예약을 해서
한겨울에 하루를 묵은적이 있다. 먹거리만 준비하면 모든 장비가 갖춰진 산막은 비교적
시설이 잘 되어있다. 하지만 밤새 가동되는 기름보일러 소음때문에 잠을 설쳤던 기억이 난다.
산중의 정취를 느끼려면 이 점은 고려를 해야 할 듯 싶다.

봄이 빠르다고 법썩을 떨더니만 역시 자연은 때를 크게 거스르지는 않는 모양이다.
작년과 비슷 시기의 개화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연녹색 파스텔톤의 숲을 기대하기는 조금
이른감이 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둘러 볼 곳이라곤 이 지역에 한정되어 있지만 골짜기를
하나씩 탐색하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로 느껴진다.


봄색이 그리워 후다닥 빠져든다.









현호색과 얼레지는 한창이다.








휴양림에서 30여분만에 만난 넓은 해기소(沼).









해기소는 상당히 깊어 보인다.









흐드러진 산도화.









투명한 계곡물은 퍼마셔도 될 듯 싶다.









새소리와 물소리 그리고 봄바람에 아른거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갖는다. 이 시간을 누가 방해 하겠는가.









비가 온지 10 여일이 지났는데도 수량은 풍부하고 암반위를 가득채우고 흘러내리는
물이 탐스럽기만 하다. 바닥도 그리 미끄럽지 않다.









체리가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다. 주로 세상사는 이야기란다.
산행중에 한권을 거의 다 읽기도 하는데 공감이 가는 대목은 들려 주곤한다.
내가 사진찍는 사이 먼저 가서 좋은곳을 만나면 이렇게 앉아있다.
요즘 비교적 짧은 산행에는 먹거리의 전부를 체리의 배낭에 다 넣는다. 그리하여
나는 허기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따라가야 한다.








요즘 진달래 한창이다. 그러나 전북지방의 산에는 큰 군락이 없고
역시나 이곳에서도 드문드문 있을 뿐 보기가 힘들다.









물줄기가 약해질 무렵 임도를 통해서 내려온다.
민들레와 제비꽃이 한창이고 금낭화는 아직 덜 피었다.









무심결에 지나치는 작은 꽃무리. 이름모를 꽃이지만 살펴보면 탐스럽다.
꽃은 잡초에서 나고 잡초가 야생화 아니겠는가.









오래 붙잡고 싶은 봄.









자꾸만 뒤돌아 보는 봄.









휴양림에도 벚꽃이 한창이고 서서히 연녹의 색이 시작된다.






좋은 봄 만끽하세요..


체리부부♥향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