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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versity of Manitoba

시간풍경 2007-09-02 23:38:11 2













1.        어디를 갈 것인가
어학연수를 하기 위한 장소를 잘 선택하는 것이 전체 어학연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북미를 우선 생각하고 그 다음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곳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북미 지역을 생각한다면 미국과 캐나다, 두 나라 중 한 곳을 선택하게 되는데, 나는 흉흉한 소문이 많이 도는 살기 안 좋은 나라 미국보다는 안전하게 캐나다를 택했다. 물론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어학연수의 본령은 외국어 실력의 향상인 바, 캐나다 내에서도 한국인들이 잘 가지 않을만한 곳을 어학연수지로 택했다. 캐나다에서 7번째로 큰 도시이며 매니토바주의 주도인 위니펙에 있는(사실 이 전에는 위니펙이라는 도시가 있는지도 몰랐다) University of Manitoba가 바로 그 곳이다.

2.        준비
당연한 말이지만, 어학연수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나처럼 연수 후 여행(혹은 여행 후 연수)을 계획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기본적으로 여권, 항공권, 살아가기 위한 각종 짐들, 여행계획(+가이드북)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제학생증도 거의 필수다. 여권은 신청하면 발급까지 1~2주정도 걸린다(내 경우에는 2주가량). 일찍일찍 하도록 하자. 여행사에 대행시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항공권은 가능한한 일찍 발급받는 것이 좋다. 여름방학이 가까워올수록 할인항공권의 가격은 팍팍 오르기 마련이다. 짐은 당연히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현지에서 살 것들이 많으므로 트렁크에 공간을 많이 남겨놓으면 좋다. 가이드북은 여건이 된다면 현지에서 구매해도 좋다. 다만, 북미의 가이드북은 북미인들의 입맛에 맞게 편집되어 있어서 나 같은 가난한 여행자를 위한 배려가 매우 부족하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가이드북은 그런 점에서는 더 우수하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가이드북에는 공항에서 시내로 가려면 버스를 몇 번을 타서 어디서 갈아타고 등 주구장창 설명이 되어 있는 반면에 북미의 가이드북에는 버스로 가는 방법도 있다더라 정도로 설명이 되어 있다.

3.        U of M, IEP
University of Manitoba의 Intensive English Program은 동아시아인 비율이 상당히 높다. 특히 일본인이 많은 편이다. 그 외에도 중미나 유럽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IEP프로그램은, 처음 들어오면 시험을 쳐서 그 수준별로 학급을 나누는 식이었다. 높은 레벨일수록 말하기, 듣기보다는 쓰기나 문법쪽에 치중하는 면이 있었는데, 그렇게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나의 경우, 말하기나 듣기쪽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기를 원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내 의도와는 정 반대였다. 내용 또한 상당히 틀에 박힌 것이어서 대단한 도움을 얻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프로그램 기간 도중에 퀘벡주에서 학생들이 대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캐나다 정부에서 장학금을 주어서 퀘벡주에 사는 학생들을 다른 주의 IEP프로그램에 참가시키는 정책인 듯했다. 이들과 교류할 기회가 적어서 안타까웠으나 만약 이들과 활발한 교류를 했었더라면 영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물론 퀘벡주에서 프랑스어를 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영어도 대체로 잘 사용하는 편이다.
학교측에서 기획하는 여러 activity들이 있다. 대체로 퀘벡주에서 온 학생들의 주도로 기획되는 것이 사실인데, 그다지 대단한 수준은 아니고 고등학교 학예회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여하간, 한국인이 적다는 점에서는 꽤나 추천할 만 하고, 말하기 듣기 실력 향상을 생각하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물론 사람들과 잘 어울려 놀 자신이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4.        U of M, 생활
위니펙은 캐나다에서 7번째로 큰 도시이다. 즉, 그 말은 별로 크지 않은 도시라는 뜻이다. 캐나다가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훨 적다는 걸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평안한 소도시 생활,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다. 주거는 홈스테이와 기숙사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모두 학비(C$1,800)에 포함되어 있어서 추가적인 부담은 없다. 물론 식사 비용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나는 기숙사를 택해서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모두들 독방에서 살았다. 노트북을 가지고 가서 별다른 비용 없이 DSL을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도 있었다. 다만 방음이 잘 안되는 편이어서 다른 방에서 시끄럽게 떠들면 다른 방까지 다들 들리곤 했다.
식사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아무래도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사는 나라여서 그런지 다양한 식사를 할 수가 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거의 매번 밥이 나왔다는 점이다. 학교에 있는 동안 고국의 음식을 그리워한 적은 거의 없었다.
보통, 위니펙의 기후는 여름은 햇볓이 쨍쨍한 더운 날씨, 겨울은 눈으로 뒤덮힌 얼어죽을 날씨라고 한다. 내가 갔을 때에는 햇볓이 좀 많이 센 걸 제외하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날씨였다. 다만 원래 위니펙의 여름에는 모기가 많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위니펙을 사람들이 윈터펙이라고도 부른다. 겨울에 동사하는 사람도 가끔 나온다고 한다.

5.        여행
내 경우, 7월과 8월 대부분을 캐나다에서 지낼 것을 계획하였다. 학교에서의 생활 1달, 그리고 프로그램이 끝난 후 약 1달.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여행을 계획하였다. 캐나다의 주요 도시들과 록키 산맥을 돌아보는 것이 목표였다. 우리는 가난한 여행자였으므로 먹는데 돈을 최대한 아끼도록 노력했다. 캐나다는 식재료의 가격은 비싸지 않지만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데 돈이 상당히 많이 든다.
극동을 제외한 많은 곳들을 돌아다니게 되어 교통비가 굉장히 많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남길 기억이 하나 있다면 일반인이 이용해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았다는 점이다. 장거리 버스(greyhound), 시내버스, 지하철, tram(시내 전차), 배(페리), 기차(Viarail), 비행기 등… 덕분에 교통비가 상당히 많이 들었는데,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현지에 있는 여행사들을 이용해 비교적 저렴한 표를 구할 수 있었다. 혹은, 인터넷을 통해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으므로(물론 Visa나 Master card같은 신용카드는 필수다) westjet같은 저가항공사들의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예약하곤 했다. 이런 교통비들이 국제학생증(ISIC)을 통해서 굉장히 큰 폭으로 할인되므로 필수적으로 만들어 가도록 해야 한다.
여행하기 전, 미리 여행할 곳에 대해 공부해 놓으면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

6.        그 외
사실 한두달간의 어학연수로 영어실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외국인들을 상대할 때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이나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어학연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일에 몸소 부딪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여행다닐 때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체득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또한 많은 사람들을 많나 여러 이야기들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섬머세션을 통해 얻은  가장 중요한 것은 어학적인 능력이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이다.
섬머세션은 자신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좋은 기회다.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한 단계 발전됨을 느낄 수 있다면 성공한 연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