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암에서

폰 알람이 일어나라고 성화를 부린다.

어둠속에서 더듬거리며 폰을 찾아 알람을 끄고 베개에 머리를 파묻는다.

정말 일어나기 싫다. 조금만 더 자고 싶은데...

잠에 취한체 담배를 찾아 물고 베란다로 나가 하늘을 올려본다.

‘에이~~, 비라도 내리지 않구...’ 구름 한점없이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동해안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서 그런지 안개도 없다.

주섬주섬 장비를 챙기고, 옷을 찾아입는데,

“또 어디로 갈려구요? 제발, 잠좀 자지 않구....”추사가 묻는다.

“장노출을 해볼까 해서... 감포에 다녀올게...”

24시에 들려 커피를 3통 구입하고, 정신을 차려본다.

요즈음은 토/일요일 이틀 새벽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감포와 대왕암 갈림길에서 갈등이 일어난다.

대왕암에 가서 바다 상태를 보고 감포로 발을 돌리기로 하고 대왕암으로 결정한다.

몇 대의 차들만 보인다. 너무 일찍인가?

바람이 심하다. 저멀리 떠 있는 고기잡이 배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오메가가 있겠구나. 그럼, 감포 장노출을 다음에...(다음주말은 감포 장노출)

삼각대로 알박이를 하고, 차안에 들어와 잠을 청해본다.

근래에 들어와서 처음이다. 이렇게 차안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는 것은...

몸 상태가 많이 안좋은가 보다...

하나둘씩 차들이 들어와서 자리를 차지한다.

갑자기 웅성거림이 커진다.

어느 클럽에선가 관광버스를 대절했나 보다. 수 많은 진사들이 들어선다.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정신을 수습하고 장비를 세팅한다.

자꾸만, 스트로브 생각이 난다. 정말 아깝다... 에~~이 나쁜 사람들...

여명은 명선도가 좋은것 같다. 감포의 여명은 도무지 아름다움이 없다.

가로등 불빛도 그렇고. 명선도는 아련한 그리움 같은게 있는데.

구름을 뚫고 붉은 빛이 솟아 오른다.

순간적으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정말 붉다.

어~~ 구름이 있었네... 에~~이.

그래도 좋다.... 이 순간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린다.

무언가 부족하다. 도무지 앵글이 나오지 않는다. 구도도 없다.

무모한 행동인줄 알면서도 무턱대고 셔터를 누른다. 휴지통으로 갈 것들인데...

장비를 챙겨 백사장으로 내려선다. 피곤하다.

모래밭에 주저앉아 여러각도로 구도를 잡아본다.

갈매기라도 태양속으로 들어가지 않구...

또 스트로브 생각이 절실하다. 에~~이, 갈매기를 잡아야 하는데.

모래알이 빛을 낸다.

무언가 있을텐데...

표현을 할 수가 없다.

아쉬움이 남는다.

장비를 챙겨 주섬주섬 정리를 하다보니

올초 덕유산 출사시 처리님이 준 스타 필터가 눈에 띄인다.

그래, 반짝이는 물빛을 이걸로...

에~~이, 아니다...

그럼, 태양을 담아봐야지...

어~~ 빛 갈라짐이 생긴다...

이렇게 배운다.

오후 성당 행사에서 300장을 촬영을 했다.

이렇게 힘든적이 없었는데. 스스로 피로회복제를 찾는다.

그래도, 회복되지 않는다. 입술이 부르터 버렸다.

집에 돌아와 보니, 명선도 사진이 일면이다.

그래도 회복되지 않는다.

저녁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그대로 떨어져 버렸다.

...

...

또, 일어나, 사진 정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참, 못 말리는 사람...

2007년 1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