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도 해오름
어느덧 한해가 저물어 간다. 지난주 팀 회의중에 누군가 그런다. 너희들도 나이들어 보거라. 일년이 금방간다. 정말 그런 것 같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 보다. 하루가 가는게 아쉽고 일주일이 금방이다. 그래도 요즈음은 수요일 새벽회의만 끝나면 일주일이 다 가 버린 느낌이다.
매주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면, 내일아침엔 오래도록 자야지... 힘들어... 하는게 무의식중에 흘러 나온다.
그렇게 힘들면서도, 토요일 새벽이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답배한 대 물고 베란다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어디로 가지? 안개가 있음 좋으련만... 언제나 안개타령을 해덴다....
붉게 솟아 오르는 태양을 보며 힘든 일주일을 잊어 버리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촬영이 끝나고 나면 후회하면서도 말이다.
그래도 빛이 좋다...
고기 비늘 같이 반짝이는 노오란 물결
누군가 "무슨 색을 좋아하세요?" "저는 보라색을 좋아하는데..." "저는 개나리를 닮은 노아란 색을 좋아한답니다."
어릴적, 전국미술대회에 나갔는데, 비오는 날을 그렸는데 바탕색을 칠할 마땅한 색이 없었다. 그래서, 바탕색을 온통 노오란색으로 칠하고, 빗줄기는 검은색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그 그림이 동상을 수상했다.
노아란 색이 좋다...
DSLR을 시작하면서 부터,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늦잠을 잘 수가 없다. 장비를 챙겨서 어디론가 다녀와야 한다. 아니, 창고에 양식이 떨어질까봐 불안해 하는가 보다. 언제나 그 자리이면서, 그 장면이면서 무언가에 쫒기듯이 새벽이면 장비를 챙겨 나간다.
빈 속을 향긋한 커피로 달래고, 담배 한모금으로 잠을 쫒고... 누군가, 그러겠지...미쳤어 미쳤어...
따뜻한 태양이 좋다. 포근해서 좋다. 기대어 .한숨 늘어지게 잤으면 좋겠다.
일출이 끝나간다. 성질 급한 진사들은 장비를 챙겨서 떠나고... 어떤 진사들은 아쉬워하며 장비를 챙겨서 하나둘씩 떠난다.
그래도, 나는 무엇인가 미련이 남아서 열심히 눈을 돌려 본다.
그 모습이 그 모습인데도 말이다.
수정같이 반짝이는 햇살속에서 무언가 피어오른다. 물안개다.... 이미 진사들은 다 떠나 버리고 없다. 혼자서 살며시 미소를 지어본다... 잘하면 대박이다...
잠시 물안개가 보이다가 이내 사그라 들어 버린다. 어제 저녁 생각보다 날이 춥지 않았나 보다.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든다...
사진은 그래서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했던가...
내일이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빛이 좋다. 노오란 빛이.. 입술이 부르터 힘들어도 가만히 바라보면 좋다.
내일도 어김없이 바닷가로 달려 갈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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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8일 진하해수욕장 명선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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