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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적봉에게

시간풍경 2007-01-14 22:59:08 2


설레인 마음에 달려갔읍니다. 친구를 위해서 과메기도 여유있게 준비를 했읍니다.
비롯 소주 2~3잔이 주량이지만, 27년만에 만날 친구와 한잔도 하고 싶었읍니다.
고향 아닌곳에 혼자 떨어져서 동창도, 친구도 모두 잊고 살아오면서 어느새 머리엔
새하얀 서리가 내리 시작했읍니다. 언제나 달려가보고 싶은 고향이고 보고싶은
사람들인데...

도착하자 마자 언제쯤 오냐구 물어보았읍니다. 내일 아침에 향적봉에서 만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향적봉을 향적봉에서 만난다.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제일 먼저 깨어서  새벽에 이별님과 같이 적성산으로 무주리조트로 돌아다녔읍니다.
둘이서 향적봉에 오를 방법을 이리저리 구상만 하다가 식사 시간이 되어 돌아왔읍니다.
참... 아쉬운 순간이었네요. 적성산에 가지 않고 바로 향적봉으로 걸어서 올라갔으면
좋았으련만...

식사를 끝내고 이리저리 카메라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읍니다.
"시풍??" "네..." "나 적봉이다" 너무도 반가운 목소리... 정겨운 고향의 목소리...
어느새 제 자신도 고향 사투리로 변해 있었읍니다.

지금 적봉이가 향적봉에서 기다리고 있다구요. 새벽 3시에 등반하기 시작해서
6시에 향적봉 대피소에 도착했다구요. 언제쯤이나 올라 올 수 있냐고 하기에
10시 넘어야 올라갈 수 있다고 하니, 12시에 약속이 있어서 오래 기다릴 수
업다고 하네요. 방법은 없구... 서운하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요.

펜션을 떠나기전 다시 통화를 했읍니다. 우리를 위해서 적봉이가 리조트쪽으로
내려오겠다구요. 혹시 엇갈릴지 모르고, 리조트로 내려오면 장계까지가서
택시타고 주차해 있는곳으로 가야하기에 다음을 기약했읍니다.

적봉이가 오늘 그렇게 좋다고 하던 산그라리에 담고 내려오는길에 전화가
걸려왔읍니다. 지금 다시 향적봉으로 올라 오는 길이라구요.
내려가는길에 눈이 1미터이상 쌓여서 다시 향적봉으로 향하고 있다구요.
나는 지금 곤도라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아쉬움이 마음 가득 남고 미안함만 남네요.

이렇게 만나기 힘드나 봅니다. 27년을 기다렸는데 1달은 못기다리겠읍니까?
2월에 옥정호에서 만나기로 기약했읍니다.

돌아오는 길... 무주에서 거창까지 긴 통화를 하면서 동창들 이야기
집안이야기를 나누었읍니다.

친구야... 목소리만으로도 반가웠다. 기억의 끝자락을 붙들고 그때의
추억을 생각했단다. 넌 동양화도 잘 그리고, 특히 국화를 잘 그렸는데...
이젠 이렇게 중년이 다되어서 볼 수 있게되었구나. 한권의 책이
잊었던 친구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구나.

너는 그렇게 힘들게 친구를 만나러 왔는데, 나는 너무 편히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이런 아쉬움 없이 만났음 좋겠다.
목소리만으로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2월에 옥정호에서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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