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51eae0d2-3e69-461f-853c-4afa938c3bb8

큰 아들에게...

시간풍경 2007-09-07 23:24:45 2


어느덧 자네가 한국을 떠난지 5일이 지났구나...


이곳은 자네가 떠나기전부터 내리던 비가 그칠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구나.


자네가 보낸 문자는 잘 받았구나. 순간적으로 답을 보낼려고 하다가 손을 멈추어 버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야 했단다. 그러면서 한참을 생각해 보는구나....


자네가 그곳을 가야하는 것은 학교 휴학을 하고 군 입대 할때부터 결정되었던 것이고


중간에 몇번을 이야기 했지 싶구나... 또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고...


나는 자네가 군 제대하기전에 가겠다는 이야기를 해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단다....


그런데, 제대 시간이 다가와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있어서 반 강제식으로 자네를


그곳으로 보내는 형국이 되어 버렸구나....


자네를 키워 오면서, 모든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 주기를 바랬던 마음이 컸단다.


내가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생활해 왔기 때무인지도 모른단다.


중학교 이전까지는 내가 자라온 환경이 당연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고등학교 들어서면서 나도 이쁨을 받고 관심을 받기 위해서 잠들지 않는 약을 매일 한 움큼씩 먹어가며


공부를 했단다. 그렇게 시작된 삶이 아니 나만의 생활 방식이 지금까지 굳어져 있는지 모르겠구나.


언제나 혼자였고, 언제나 푸대접 받는 사람으로써 말이야...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 낯선 곳에 와서도 회사 생활하면서도 같은 삶이었단다. 그래서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아왔단다.


이런 나의 생활방식이 자네에게도 그렇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는지 모르겠구나.


자네를 그 먼 대학에 보내는 날, 자네는 나에게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으면서 생활한 것을 보면 자네에게


한편으로 미안하고 내 욕심이 과했다는 자책감에 빠졌었단다.


왜 자네도 불만이 없었겠는가? 물론 알고 있다. 이곳에서 편히 생활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물론 원망도 많이한줄 안단다... 그래도 자네가 그곳에서 혼자서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겨내리라 생각했단다.


나는, 자네가 자랑스러운 나의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단다. 지금까지 아무런 불평없이 잘 해온데 대해서 진심으로 고맙구나...


 


자네가 지금생활하고 잇는 방식이 마음에 든 것은 아니란다. 힘든 경쟁사회에서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서는구나.


이젠 혼자서 결정하고, 혼자서 계획도 세워가면서 생활해 주었음 좋겠구나.


 


지금 마음 가득 자네 걱정으로 가득하단다. 그리고 자네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득하고....


다른 사람들같이 생활하기 편하고, 기후가 좋은곳으로 보냈으면 하는 마음도 가득하고...


그곳이 무척이나 춥다고 하던데... 추위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적응해가야 하는 자네를 생각하면


가슴이 많이 아프구나...


 


잘하고 오리라 믿는다. 그리고, 내 욕심만 차린것 같아서 미안하구나.


이젠, 자네 혼자서 생존해 나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좋은 사람 많이 만나서 나중에


자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음 좋겠구나. 배우는 것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서 자네 사람으로 만들고


많은 곳을 돌아보면서 자네의 고국의 좁고, 고국이 소중하다는것을 스스로 느끼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곳을 떠나면서 가졌던 서운한 마음 풀었음 좋겠구나.


그럼, 먼 곳에서 건강 챙겨가면서 생활하거라...


 


아빠가...

제목 작성자 추천수 조회수 작성
Vision...
시간풍경 2009-02-28 2 0
시간풍경 0 2 2009-02-28
세가지 길
시간풍경 2009-02-05 2 0
시간풍경 0 2 2009-02-05
둘째에게...
시간풍경 2008-07-15 2 0
시간풍경 0 2 2008-07-15
큰 아들에게...
시간풍경 2007-09-07 2 0
시간풍경 0 2 2007-09-07
살다보면
시간풍경 2007-07-02 2 0
시간풍경 0 2 2007-07-02
유성용의 "여행 생활자"를 읽고
시간풍경 2007-07-02 2 0
시간풍경 0 2 2007-07-02
마음이 너무 아파요
시간풍경 2007-06-26 2 0
시간풍경 0 2 2007-06-26
이틀째 밤을 보내며...
시간풍경 2007-04-26 2 0
시간풍경 0 2 2007-04-26
멀리 떠나 온 길...
시간풍경 2007-04-25 2 0
시간풍경 0 2 2007-04-25